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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이 전장을 바꿨다

이스라엘이 30년 전에 이미 알아챈 사실

Vol.2 | 2026.03 |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스타트업빌딩팀 박정수 책임심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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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he Guardian, Top Israeli spy chief exposes his true identity in online security lapse

우크라이나에서 격파되는 표적의 80%가 드론에 의한 것이다.

전쟁 전 10여 곳이던 우크라이나 드론 생산업체는 200곳 이상으로 늘었다. 수백 달러짜리 FPV 드론이 수백만 달러짜리 전차를 파괴한다. 2025년 9월 한 달에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5,600개 이상의 드론을 발사했는데, 이는 전달 대비 38% 증가한 수치로 전쟁 시작 이후 월간 최고치였다.

하지만 이러한 전장의 흐름의 변화가 이스라엘에게는 그리 낯선 흐름이 아닐 것이다.

이들에게 이 변화는 꽤 오래 전부터 예상되었던 것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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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PR Newswire, Startup Nation Central Launches Israel's First Defense Tech Landscape Map

이스라엘: 인생은 실전이야!

이스라엘 방산테크 생태계를 들여다보면, 처음엔 숫자에 압도된다.

2025년 기준 방산테크 스타트업 300개 이상, 투자 유치 4억 4,000만 달러.

​그리고 148억 달러에 달하는 2024년 방산 수출 실적까지.

그런데 숫자보다 더 눈에 들어오는 건 그 숫자가 만들어진 구조다.

여느 나라의 기반 산업이 그렇듯, 이스라엘의 이 독특하면서도 파괴적인 생태계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게 아니다. 건국 이래 중동 지역에서 일으킨 수십년간의 실제 전투 경험과 이에 기반한 환경이 R&D 사이클을 압축시킨, 어찌 보면 피와 땀으로 만든 결과물이다.

특히 1973년 욤 키푸르 전쟁에서 당시 이집트의 공군 총사령관이던 호스니 무바라크에 의해 공중전에서 일격을 당하고 SAM 미사일에 항공기를 잃은 직후, 이스라엘은 전자전과 드론 개발에 국가적으로 투자했다.

예상치 못한 회전에서의 대패가 기술 개발, 나아가 미래 산업의 동력이 된 셈이다.

*참고로 무바라크는 이집트의 그 유명한 독재자인 그 무바라크가 맞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은 어떤 구조와 환경이 있기에 저렇게 다수의 방산 스타트업들이 꾸준히 나오는 것일까?

먼저 이스라엘의 이 독특한 방산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해하려면 아래 두 개의 프로그램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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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Linear B, How I went from Dev to VP of R&D in 25 months

하나는 8200부대(Unit 8200)다.

그냥 흔한 사이버부대가 아닌가 싶겠지만, 일단 부대의 규모부터 다르다. 8200부대는 이스라엘 최대 군사 조직 중 하나로, 복무 인원이 수천 명에 달한다. 이스라엘국군(IDF)의 군사정보국(MID - Aman) 산하의 별도 편제 부대로, 선발 과정부터가 매우 체계적이고 엄격한 것으로 유명하다. 고교 시절 성적 확인부터 면접에 이르기까지 단계적 프로세스를 거치며, 징병제로 국민 모두에게 병역의 의무가 부과되는 이스라엘 안에서도 "8200에 간다"는 것은 그 자체가 하나의 눈에 띄는 스펙으로 여겨지게 된다.

이는 복무 중에 하는 일이 일반적인 군 업무와 꽤 다르기 때문인데, 신호정보 수집, 사이버 작전, AI 기반 표적 분석 등의 작전수행 업무를 무려 20대 초반에 실전으로 다룰 수 있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장비도 최신이고, 다루는 데이터의 규모도 민간 테크 기업 못지 않아 해당 부대에서 4년을 복무하면 웬만한 현직 엔지니어 못지 않은 실전 경험이 쌓이게 된다.

특히 제대 후 경로가 제법 독특한데, 동기들끼리 창업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부대 안에서 4년간 같이 작전을 짠 사람들이니 서로의 실력을 정확히 알고 있는 상태에서 벌써 하나의 창업팀이 군에서 만들어지는 셈이다.

팔로알토네트웍스(Palo Alto Networks), 체크포인트(Check Point), 사이버아크(CyberArk), 위즈(Wiz)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 출신이 창업한 사이버보안과 소프트웨어 분야 유니콘들의 상당수가 8200부대 출신들로부터 탄생했다.

투자자들도 당연히 이를 모를 리가 없는데, 실제 이스라엘 VC들은 사이버보안이나 방산 분야 스타트업들을 소개를 받으면 8200부대 출신인지를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실력과 기술력은 이미 부대 출신으로도 검증이 된다는 뜻일 것이다.

특히 실전에서 작동했던 기술이라는 레퍼런스가 붙는 경우가 많아 매력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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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Israel's Edge, The Story of The IDF's Most Elite Unit - Talpiot

다른 하나는 탈피오트(Talpiot) 프로그램이다. 이스라엘 내부의 최상위급 이공계 인재들을 선발해 무려 9년간 군 복무와 히브리대학교(Hebrew University) 이공계 학사(B.Sc) 과정을 병행하게 한다.

프로그램 구조가 일반 군 복무와 완전히 다른데, 선발된 인원들은 히브리대학교(Hebrew University)에서 물리학·수학·컴퓨터과학을 중심으로 공부하면서 IDF 장교로 복무한다. 특이하게도 학업과 군 임무가 분리되지 않고, 군이 직면한 기술 문제를 풀어내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학위를 취득한다.

3년 학위 과정을 마치면 부대에 배치되어 6년을 더 일하며 총 9년을 복무하는데, 9년이 긴 것 같지만 군이 실제 전장에서 겪는 기술 문제를 최전선에서 다루고, 이스라엘 최고 수준의 연구자 및 엔지니어들과 일하며 국가 안보와 직결된 프로젝트의 결과를 실전에서 확인한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끼고 지원하는 이들이 많다.

제대할 때 나이가 대부분 27~28세인데, 경험의 밀도가 일반 엔지니어의 10년치를 압축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졸업 이후 경로가 탈피오트의 진짜 가치다. 학계, 대기업, 스타트업, 다시 군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에서는 어디로 가든 탈피오트 네트워크가 따라다닌다.

수십년간 수백 명이 배출됐고, 이들이 이스라엘 테크 산업 전반에 퍼져 있다.

투자자도, 창업자도, 그리고 첫 번째 고객까지도 이 네트워크 안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8200부대가 사이버보안 쪽 생태계의 뿌리라면, 탈피오트는 방산·우주·딥테크 전반에 걸친 창업 네트워크의 뿌리로 자리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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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적으로 본다면, 8200부대나 탈피오트를 거친 인력이 제대 후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그 스타트업이 군에 납품하고, 납품 과정에서 쌓은 신뢰가 다음 세대 창업가에게 레퍼런스가 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나서서 이런 흐름을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군에서 실전을 경험하며 기술을 사용해보고 익힌 사람들에게 창업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으로 귀결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이 생태계는 일회성이 아닌, 지속가능성이 담보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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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IRON BEAM-M: Mobile High Energy Laser system - Rafae

앞서 언급한 이스라엘의 방산 스타트업 투자금 증가에 있어서 눈에 띄는 부분 하나가 더 있다면, 바로 2025년 투자 유치 4억 4,000만 달러 중 대부분이 미국 투자자들에게서 왔다는 점이다. 실리콘밸리를 위시로 한 미국의 주요 VC들이 이스라엘 방산 스타트업에 직접 들어와서 돈을 뿌리기 시작한 것.

2025년 12월 말, IDF에 실전 배치된 아이언빔(Iron Beam)이 이 이스라엘의 독특한 방산 생태계에서 나온 투자의 최신 결과물이다. 이스라엘의 국방부 연구개발 조직과 Rafael, Elbit이 함께 만든 국가 주도형 방산 체계로, 드론·로켓·박격포를 요격하는 레이저 방어 시스템으로 해당 비용이 기존 키네틱 무기보다 극적으로 낮게 추출된다.

기존의 아이언돔(Iron Dome)이 미사일 하나에 5~8만 달러를 쓴다면, 아이언빔은 전기세 수준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낮은 것으로 보도가 되었다. 이스라엘이 또 한 번의 사고를 친 것이다.

스타트업네이션센트럴 CEO 아비 하손(Avi Hasson)은 현재 투자 시장의 흐름을 아래와 같이 분석하고 있다.

"배틀-프루븐 기술, 상승하는 글로벌 투자자 관심, 바텀업 혁신, 글로벌 군비 경쟁에 이르기까지. 지금은 퍼펙트 스톰이다." ("Battle-proven technology, rising global investor interest, bottom-up innovation, global arms race.. this is a perfect st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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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NGCV Archives - EDR Magazine

이스라엘에서 보이는 것, 그리고 한국과 다른 것

이스라엘 사례는 한국이 그대로 따라할 수 있는 모델은 아니다.

8200부대와 탈피오트는 이스라엘과 중동의 수십년간의 전쟁으로부터 비롯된 특수한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수십년간의 실전 경험, 그리고 생존 압박 위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는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생태계가 어디서 시작됐는가 하는 부분이다.

이스라엘도 처음부터 지금 같은 구조가 있었던 게 아니었다. 군 출신 엔지니어들이 서로 알고, 서로의 기술을 이해하고, 함께 문제를 푸는 구조가 먼저였다.

한국에서 지금 가장 부족한 게 무엇인지를 생각하면, 돈과 제도보다는 사람들 사이의 연결고리가 없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현직 액셀러레이터로서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점은 군 출신 기술 인력과 스타트업 씬이 교차하는 지점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방산기업 출신 엔지니어가 창업을 생각할 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투자자가 방산 관련 팀들을 만나더라도 흔히 말하는 보석 속의 진주를 찾는 것은 허들과 난이도가 매우 높아지게 되는데, 결국 구조를 아래에서부터 바꿔나가야 하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어디에 기회가 있는지, 그리고 한국의 유망한 스타트업과 기술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지,

이 질문을 RAPTORS를 통해서 계속해서 들여다볼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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